자유로운 영혼

 

 

한림공원의 수선화가 피기 시작했다..

 

따뜻한 제주엔 봄소식이 벌써 들려오는가...

 

 

 

 

 

수선화가 만개하는 그 곳에는 매화도 곧 필듯...

수선화 향과 매화향이 날리는 그 곳에 다시 가고 싶구나..

 

 

 

 

 

 

 

한림공원에 핀 수선화는 꽃 모양으로 만든 잔 받침대에 금술잔을 올려놓은 모습을 닮았다고 해 

'금잔옥대'라고 부르며, 추사도 이 금잔옥대를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1786년~1856년)는 24살 때 아버지와 함께 연경(베이징)으로 갔다가 

처음 수선화를 접한 뒤 가장 사랑하는 꽃으로 수선화를 꼽았다. 

수선화 자체가 한반도에서는 귀한 꽃으로 취급되는데다,

 당시 선비들 사이에서는 수선화 구근을 얻어다 키우는 것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추사가 아버지에게 받은 수선화를 다산 정약용에게 선물해 

정약용이 이와 관련된 시를 지은 일화도 유명하다.

 

 

 

 

 

 

 

 

수선화 노래 / 다산 정약용


뭇 나무는 넓다넓은 진토에 뿌리 박았는데
맑은 물에 뿌리 내린 너 혼자 맑구나.
 
한 점의 진흙에도 더럽힘 받지 않고
희디힌 얼굴빛 세속을 벗어났다.

 


 
기어코 이름 날려 혼탁한 세상 일깨우려고
꽃향기 가려 숨기고 깊은 골에 있는 건 못견딘다오.
 
깊은 겨울 차가운 날 화분 물이 얼 때면
꽃병을 깊이깊이 더운 방에다 간직하네.
 
궁벽한 시골에 처음 와서 얼굴이 붉어지니
농부들이 서로 보고서도 어린 싹에 살이 많아.
 
무우가 잎이 이리 곱냐고 다투어 말들 하고
마늘인데 매운 냄새가 부족타고 다시 말하네.


 
그 전신은 이래봬도 능파선(凌波仙) 으로서
비단버선 먼지 날리며 사뿐사뿐 곱고 맑은 자태
지렁이 창자 채우는 흙덩이 먹기는 부끄럽고
매미 배를 적셔주는 맑은 이슬만 마신다오.
※-凌波仙=수선화의 다른 이름-
 
하얀 꽃은 설 안에 피는 매화 마침내 압도하고
푸른 잎은 서리 맞은 대나무와 참말 같구나.
 
몸 전체가 대체로 차가움이 뼈까지 미쳐
일생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리따움 지녔다.
 
묻노니, 우뚝 솟은 모습이 무엇과 같냐 하면
서촉의 아미산 눈빛이라오.
 


우스위라 섬돌 앞에 서 있는 옥잠화야
네가 그를 배우려다간 각곡(刻鵠)같이 되리라.
※-刻鵠=진짜는 아나라도 모양이 비슷함을 뜻한다-
 
어느날 밤 연못 누각에 보살필 사람 없어
가슴 깊이 슬픈 원한 맺히게 만들었을까.
 
흰바탕 시들어서 모래 먼지에 버려지면
기어다니던 개미떼들이 서로 와서 더럽히리.


 

 

 

 

 

 

 

 

 

 

수선화 정원에는 버드나무처럼 늘어지는 80년생 '능수매화'와

 20년 이상된 백매화, 홍매화, 겹백매화, 청매화 등이 만발하면 

추사가 매화와 수선화에 대해 비교한 시를 음미할 수 있는곳이다.

 

 

 

 

 

 

 

 

 

 

 

 

 

 

 

 

 

 

 

 

동백과 수선화가 어울리고

귤도 사이사이 보인다.

그리고 매화도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으니

곧 다시 한번 올듯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