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


부산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미동마을 뒷산에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숲이 있다.

대도시 근교에 있으면서도 굵고 미끈한 소나무와 참나무 거목들이 곳곳에 서 있고,

 조림한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가 이룬 숲 지붕이 잘 닦인 임도를 뒤덮고 있다.

남평문씨의 일파인 미동문씨 집안에서 9대에 걸쳐 300여 년 동안 관리해온 덕분에

 이 숲은 일제와 한국전쟁의 참화 그리고 땔감을 구하려던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고 빗겨날 수 있었다.



5월 중순이면 아홉산숲은 층층나무 꽃이 흐드러진 아래로 맹종죽과 왕대나무에서 죽순이 한창 돋아나 생기가 산을 휘감는다

. 9대째 산주이자 ‘아홉산숲 생명공동체’ 대표인 문백섭 씨가 사는

‘관미헌’이라는 편액이 붙은 집 마당엔 약 100년 된 은행나무가 서 있다.

 산주의 할머니가 시집올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다.

마당엔 마디가 거북 등껍질 모양인 대나무 구갑죽이 심겨 있다.



오전엔 법정 보수교육이수하고

시간이 남아 근처 아홉산숲으로 들어가본다.


따스한 햇살이 가을같지 않고 여름같은 느낌이지만

숲속엔 그늘이라 힘든줄은 모르겠지..

입구에 활짝핀 꽃들은 태양아래 열을받았는지

발색되어보인다,

400년 가까이 가꾸어온 숲으로 들어가봅시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웇차완 숲속의 기운을 바로 느낄수가 있답니다.


아홉산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 외에도 편백나무, 삼나무, 맹종죽, 왕대, 서어나무가 무리지어 자란다.

정 박사가 2005년 발표한 정밀조사에서는 주왕산국립공원과 비슷한 529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950년대에 이미 우거진 숲을 관리하기 위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임도 위로 대나무와 히말라야시다 등

거목이 터널을 이뤄, 숲길을 걸으며 생태체험을 하기에 제격이다




가을이 살짝 찾아온 듯

아직 단풍은 물들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물든 단풍나무가 간간히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개봉한 <대호>는 후반부 가장 극적인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명포수 천만덕(최민식)이 집 뒤편에서 다친 호랑이와 마주한다. "많이 상했구먼" 하던 천만덕의 대사가 설경과 어우러져 진한 감동을 안겼다.

 <협녀, 칼의 기억>과 <군도 : 민란의 시대>에는 주인공이 복수를 꿈꾸던 숲으로 나온다.

 <협녀, 칼의 기억>은 홍이(김고은)와 스승(이경영)의 유려한 검술이 <와호장룡>을 연상케 했다.

 <군도 : 민란의 시대>는 도치(하정우)가 복수의 칼을 연마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 모든 장면이 아홉산숲의 대나무 숲 덕분에 빛을 발했다.




빛이 스며드는 숲길을 여유있게

최대한 천천히 걸어보기로 합니다.


산책로를 따라서..

대숲이 조금씩 보일쯤 금강송 군락지가 먼저 반겨줍니다.


하늘을 찔러버릴거같다,


솔향기도 솔솔 나는것같기도 하고.


햇살받은 잎은 눈이 부실것만 같다.

맹족죽 숲에 왔답니다.

걸으면서 약간 흘린땀이 시원한 바람에 금방 식어버리니 약간

써늘한 기운도 돕니다.






대숲에서 기운을 받아봅니다.

금강송과 맹족죽이 어울려

아름다운 숲을 이루지요,

곧게 뻗어나가는 대나무의 기운이

나에게도 전해지겠지요...


맹종죽

호남죽(湖南竹), 죽순죽(竹筍竹), 일본죽(日本竹), 모죽(毛竹)이라고도 한다

높이 10-20cm, 지름 20cm 정도로 대나무 중 가장 굵다.

산지는 한반도 남부 지역으로 죽피에 흑갈색의 반점이 있는데다 윤기가 적으며 매우 단단하다

탄력성이 적어 부러지기 쉬운 단점이 있어 주로 동공(洞空)을 그대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

필호남죽(湖南竹), 죽순죽(竹筍竹), 일본죽(日本竹), 모죽(毛竹)이라고도 한다.

필통이 그 대상이 되며, 속이 비고 밑둥이 굵기 때문에 사용에 편리한 점이 많아 표면에 음각이나 양각을 장식하여 쓴다.


맹종죽의 기운을 받아보세요~













소나무와 어울림이 멋지다.





영화셋트였다는 서낭당도 있지요~


산림욕을 할수있는 편백숲길로 걸어가보자

근심이 사라지는길.

복잡한 세상일도 잠시 내려놓고 ..

다시 조그만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갑니다,

여긴 아직 울창하진 않지만 아마 우리 후손대엔

좋은 휴식공간이 되리라.


평지 대밭은 엄청많은 맹종죽 숲이랍니다.


한낮의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대숲을 물들이고 있지요.




엄청난 여행자들이 여기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나도 같이 대나무의 기를 충전중..







빛이 들어오는 길에서 한장을 남기고 싶은데 계속해서

밀려오는 여행자들..

한쪽에 붙어서서 인증샷한장,,,,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보인다,




뒤를 돌아본 풍경입니다.



바람소리는 들리는데

숲은 일렁이지는 않고

찬공기는 몸을 휘감고..



써늘한 기운이 돌쯤이면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숲을 만납니다.

다시 입구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구갑죽과 관매헌을 만날수 있지요.

구갑죽 또는 귀갑죽이란 대나무는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모양새로 마디가 흡사 거북이 등처러 구부러지고

 꽈배기 같기도해 거북구 갑옷갑자를 써 구갑죽이라 한답니다

마디 무늬가 특이해서 연장의 자루나 여러 용도로 이용되지요.























귀한 구갑죽과 맹종죽의 기운을받고 갑니다.